본문 바로가기
해봤어요

고양이 영화 리뷰: 고양이를 빌려 드립니다(렌탈네코)

by 냥호구마 2021. 11. 11.
728x90
반응형

고양이 영화, 고양이를 빌려 드립니다

고양이를 빌려 드립니다. 왜죠?

자꾸만 고양이가 따라오는 묘성의 여자 사요코. 

그녀에게는 연애 경험도, 남자도 없지만 순하고 다정한 고양이가 잔뜩 있습니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외로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로움을 즐기는 이도 있고,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견고히 하는 이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일에 몰두하기도 하고, 다른 무언가에 몰두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나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던 존재가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인간의 마음에는 아주 큰 구멍이 생겨버립니다. 이런 구멍을 무엇으로 메워야 할 지 금방 찾아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구멍을 메울 수 있는 것을 찾아내지 못한 사람들에게 사요코는 고양이를 빌려 드립니다. 부드러운 털과 따뜻하고 말랑한 몸을 만지고 있으면 나에게 구멍이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게 됩니다. 그리고 가까이 닿아 있기만 해도 고양이의 포근한 다정함은 자연스럽게 옆 사람에게 전해지니까요. 

고양이 영화, 힐링 영화, 고양이를 빌려 드립니다

고양이와 인간의 인연, 묘연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제목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고, 생명을 빌려준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왜 제목이 고양이를 빌려 드립니다(일본 제목 렌탈 네코)인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고양이를 빌려주는 것이 아니었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서로가 꼭 필요한 인간과 고양이를 연결해주는 것이었어요. 사요코는 묘연을 찾아주고 있는 것이었어요.

 

묘연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나는 묘연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 의미를 알고 몹시 두근거렸습니다. 나에게도 언젠가 묘연이 찾아올까? 그건 어떤 형태로 찾아오고, 나는 그걸 바로 알아챌 수 있을까? 여러 상상을 했었습니다.

 

운명처럼 만난 고양이가 나를 선택해 뒤를 졸졸 쫓아오거나, 내 품에 안겨 집까지 따라갈까? 구조된 고양이 사진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이 아이다!'하고 느낌이 올까? 사진을 보고 느낌이 오지 않더라도 직접 만나보면 알 수 있는 걸까? 

 

나에게 그런 극적인 사건을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느덧 네 마리의 고양이가 곁에 있더라고요. 나는 우리 아이들을 만났을 때 묘연을 느꼈었는지 생각해 봤어요. 비록 드라마틱한 무언가는 없었지만, 그 많은 아이 중 하필 이 아이들에게 더 눈이 가고 자꾸만 생각나고, 만나러 가게 된 것이 바로 묘연이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위로는 왜 필요할까, 왜 중요할까

우리가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있는데, 이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동일한 양의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아요. 외로움의 양도 괴로움의 양도 모두 다 다릅니다.

다르지만, 한 가지 같은 점은 언젠가 이 에너지는 소진되어 버린다는 겁니다. 에너지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어요.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위로는 그걸 조금 더 빠르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에너지가 빨리 충전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에 위로는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반응형